재개발 사업 비리를 무마해주겠다며 재개발조합장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전ㆍ현직 경찰관이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3일 서울 아현뉴타운3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고소ㆍ진정사건을 해결해주는 명목으로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현직 경찰관 박모(55)씨와 전직 경찰관 홍모(58)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4년 2월께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아현뉴타운3구역 재개발조합장 유모(60)씨로부터 "재개발 관련 고소, 진정사건들을 해결해 주겠다"며 3,000만원을 받는 등 5년 동안 19차례에 걸쳐 2억2,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다. 박씨는 동료 경찰관이 수사 중인 재개발 비리 사건의 처리 과정을 유씨에게 수시로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출신으로 이 조합의 총무이사를 맡고 있는 홍씨도 "사건을 잘 마무리하려면 수사담당자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며 2003년 6월부터 올해 초까지 23차례에 걸쳐 조합장 유씨로부터 1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합장 유씨는 사업시행, 인가업무 등을 대행하는 업체가 다른 구역의 재개발사업권도 따낸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40억원을 대출받도록 하고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는 등 모두 100억원대의 금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홍씨가 다른 공무원들에게도 금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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