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는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 업체다. 2분기 삼성전자가 19.2%, LG전자가 10.9%의 시장점유율로 뒤쫓고 있지만 노키아(37.8%)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이처럼 독보적 존재인 노키아의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노키아월드 2009' 행사에서 "노키아는 더 이상 제조업체가 아니다"고 선언한 점은 의미심장하다.
칼라스부오 CEO는 이날 "앞으로는 휴대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노키아는 이날 '노키아 머니'라는 새로운 서비스도 공개했다. 상대방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송금을 할 수 있는 모바일 금융 솔루션이다. 노키아는 또 휴대폰을 통해 자신들의 포털 서비스에 접속하면 주변의 지도는 물론 음악을 내려받고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는 점도 적극 홍보했다.
이러한 노키아의 행보는 사실상 자신들의 경쟁자가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아니라 구글이나 애플임을 강조한 것이다.
브라질의 엠브라에르(Embraer)는 70~110석 규모의 중소형 제트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전 세계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초대형 비행기 제조에 몰두할 때 국내선 운항에 투입되는 소형 제트기 시장을 공략, 철저한 틈새 시장 전략으로 성공한 회사다.
이 회사의 프레데리코 플레우리 쿠라도 CEO도 최근 "2011년부터 항공산업이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며 "신규 주문이 없더라도 2011년 이후를 대비, 페논-300과 레거시-500 등 중소형 항공기 모델 개발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불황기의 한복판에서 이미 호황기를 대비하고 나선 것이다.
두 글로벌 CEO의 공통점은 바로 현재보단 미래의 시장을 예측, 선제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데 있다. 이들에겐 지금 당장의 시장 상황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최우선 순위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바닥 없이 추락하던 세계 경제가 최근에는 출구전략을 고민할 정도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경영 환경이 또 한번 급변하고 있다. 긴 안목과 계획이 없으면 가까운 근심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미래는 결국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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