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히 진전되는 지구온난화 추세를 억제하기 위해 공학적으로 온실가스와 지구온도 저감 방법을 발전시켜야 한다."
영국왕립학회는 18개월간의 연구 끝에 지구 환경을 인위적으로 광범위하게 조작해 온난화 속도를 늦추려는 이른바 '지오 엔지니어링'구상 중 많은 것들이 실현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 같은 구상의 실용화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2일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지오 엔지니어링은 크게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낮추는 것과 지구로 쏟아져 들어오는 태양광의 양을 줄여 지구온도를 낮추는 두 가지 방향에서 연구되고 있다.
첫번째 분야에서 실용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는 ▦흡착기를 통해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강제로 걸러내 탄소농도를 감축하는 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광물과 암석을 대기에 노출시켜 대기중의 탄소농도를 감축하는 안 ▦이산화탄소 발생 집중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토지이용 순환과 녹화작업 등이 물망에 올랐다.
이산화탄소 감축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단점이 있다. 게다가 걸러낸 이산화탄소를 처리하기 위해 심해 지표 밑에 매장하거나 우주로 보내는 방안 등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지적을 받았다.
두 번째 태양광을 차단하는 방향은 온난화 추세를 장기간 막을 수는 없지만 가장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용화 방법은 ▦화산재처럼 태양광을 차단할 수 있는 물질을 성층권에 뿌리는 것과 ▦달표면 등 지구 밖에 태양광 반사시설을 구축하고 ▦바다에 태양광 반사판을 얹은 배를 띄우거나, 건물 지붕을 흰색으로 칠하기 등이 예시됐다.
보고서는 이들 지오 엔지니어링 구상은 기술적으로 타당하지만, 부작용 억제 같은 안전문제나 비용 등에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면 전 세계적인 탄소발생 감축 노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오 엔지니어링 실용화를 위해 영국정부는 연간 1,000만파운드(약 200억원) 정도의 연구자금을 투입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존 쉐퍼드 영국왕립학회 지구공학분과 의장은 "올 12월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국제 기후방지협약에서 2050년까지 1990년의 50%수준까지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오 엔지니어링이 귀중한 차선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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