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이후 뿔뿔이 흩어졌던 친노진영이 세력 결집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내달 16일 정식 발족하는 가칭 '시민주권모임'을 통해서다. 일단은 정치적 결사체와 시민단체의 중간 성격으로 뭉쳤지만 야권통합 과정에서 친노진영을 대표하는 핵심 축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는 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를 추구하는 가치공동체를 만들어 그 정신을 살리고 미래에 펼쳐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시민주권모임 발족 배경을 밝혔다.
이런 취지에 따라 공동대표인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를 비롯한 핵심 친노인사 77명이 시민주권모임의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 운영위원회에는 문재인 김병준 유시민 이강철 정연주 명계남 문성근씨 등 참여정부 때 요직을 지냈거나 노사모에서 활동했던 주요 인사들이 망라돼 있다. 또 안희정 최고위원, 이광재 김진표 조영택 백원우 서갑원 이용섭 의원 등 민주당 내의 친노 인사들도 모두 참여했다. 모임에는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천호선 전 홍보수석 등 친노 신당을 추진하는 계열도 포함됐다.
모임의 외형은 일단 시민정치운동 조직이다. 하지만 친노 진영을 모두 망라하는 단체인 만큼 정치세력화의 의미도 담겨 있다. 한 전 총리는 "민주당이 통합을 추진하려면 상대가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친노 인사들은 흩어져 있었다"며 "이번 모임은 통합 상대의 실체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 없이는 안되지만 민주당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당으로 전환되는 일은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시민주권모임도 큰 틀에선 야권의 통합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통합의 조건이 무르익을 때까지 외곽에서 민주당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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