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정년을 반드시 늘리겠습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최초의 외국 국적(한국계 미국인) 원장으로 지난달 27일 취임한 한홍택(67)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이 연구원들의 정년 연장을 약속했다. KIST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정부출연연구기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원장은 1일 "연구원을 대학 교수와 다르게 대우해선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며 "대학의 테뉴어와 같이 정년을 보장하는 연구위원 직급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의 테뉴어는 정교수급 이상의 정년을 65세로 보장해 주는 제도. 현재 KIST를 비롯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정년은 책임연구원급이 61세, 선임연구원과 일반연구원 등 다른 직급은 58세다.
1998년 이전에는 각각 65세, 55~60세였으나 IMF 경제 위기 이후 지금과 같이 단축됐다. 이 때문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인력이 대학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면서 소속 연구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 원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인력이 빠져나가면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며 "기초기술연구회 이사회, 교육과학기술부 등과의 협의를 거쳐 정년 보장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KIST를 세계수준연구소(WCI)로 끌어올리기 위해 우수한 외국인 과학자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 원장은 "대학원생이나 박사 후 연구원(포스트 닥) 중심으로 먼저 외국과의 인력 교류를 시작해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원장은 1964년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7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92년부터는 캘리포니아주립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일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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