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효과가 나타난 것인가.
보건당국이 신종 플루 의심 환자에 대한 타미플루 처방을 대폭 확대한 이후 확진환자는 물론 신종플루로 입원한 환자의 증가 추이가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1일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이 가능할 때까지 타미플루를 통해 신종플루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당국의 대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달 24~31일 신종플루 주간동향에 따르면, 하루 확진환자 수가 257명을 기록했던 지난달 28일을 정점으로 29일 106명, 30일 80명, 31일 58명으로 환자 수가 격감했다. 58명은 지난달 18일(47명)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이로써 누계 확진환자는 4,293명으로 이중 2,494명이 완치됐고, 1,793명이 자택에서 치료 중이다.
특히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해 입원한 환자수도 큰 폭으로 줄었다. 신종플루 유행에도 불구하고 독성과 심각성은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입원환자 수는 당국이 7월말 신종플루 대응을 기존 환자 격리에서 치료 위주로 전환한 이후, 지난달 16일 46명에서 21일 25명, 24일 14명, 이날 3명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 현재 3명 가운데 2명은 가벼운 폐렴 증세를 보이고 있고 중증을 보였던 나머지 1명도 병세가 호전됐다.
최희주 보건복지가족부 건강정책국장은 “지난 달 21일 타미플루 투약지침을 대폭 완화해 의심환자에 대해 확진 검사 없이 투약하기 시작했고, 손 씻기 생활화 등 신종플루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을 높인 게 확진환자 격감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감염은 빠른 속도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확진 검사 이전 증상 초기에 타미플루를 집중 투약함으로써 중증환자 환자 발생을 조기에 막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각급 학교가 개학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이고, 1주일간의 잠복기를 감안할 때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팀장도 “타미플루 투여를 늘린 게 아직 열흘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학교도 이제 막 개학을 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1~2주는 더 지켜봐야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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