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카리스마가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럽과 미국 내 일부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지도력 결핍 비판론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반 총장은 지난달 31일 '반 총장의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비판 보고서를 본국 정부에 보낸 유엔 주재 노르웨이 차석대사 모나 율의 고향인 오슬로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도 나름의 카리스마와 리더십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비판을 받을 때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나는 항상 사무총장으로서 내 역할과 업무수행을 향상시키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특히 유엔이 전세계 도처에서 모인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는 서로 각자의 문화와 전통, 리더십 스타일을 존중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상황은 다양한 리더십 스타일과 카리스마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이 이례적으로 외국 정상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카리스마를 언급한 것은 임기 5년의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자신에 대한 악의적 비판론이 '수준을 넘어섰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율 차석대사는 반 총장에 대해 "국제 위기를 다루는 데 취약하며 카리스마가 모자라는 방관자이자 경험 많은 유엔 동료들조차 곤란하게 만들 정도로 화를 내기도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본국에 보냈다. 이 보고서는 특히 반 총장의 노르웨이 방문을 불과 열흘 앞두고 현지 언론에 보도돼 물의를 빚었다.
노르웨이 정부는 이와 관련, "율 차석 대사의 보고서는 본국 정부의 입장과는 관련이 없다"며 유감을 표시했었다.
반 총장의 노르웨이 방문은 지구온난화가 북극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하러 노르웨이 북쪽의 스발바르제도를 방문하기 위한 것이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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