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신동' 안상현(23ㆍ경남)이 옛 스승의 품에서 부활을 노린다.
안상현은 지난 2002년 능곡중 재학 시절 안양 LG(서울 전신)의 스카우트를 받고 일찌감치 프로 무대에 뛰어든 유망주 출신이다. 당시만 해도 또래 중에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축구 관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안상현은 입단 직후 가진 안양 2군과 경희대와의 연습 경기에 미드필더로 출전, '형님'들을 압도하는 기량으로 팀 관계자들을 흥분시키기도 했다.
2003년 핀란드 청소년월드컵(17세 이하)에 출전하며 '한국 축구의 동량지재'라는 평가를 받았던 안상현은 이후 더딘 성장을 보이며 '만년 유망주'로 전락했다. 치열한 팀 내 경쟁을 뚫지 못하며 1군 진입에 번번이 실패한 탓이다.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는 1군 진입은 쉽지 않았고 안상현이 주춤하는 사이에 이청용(볼턴) 기성용 고명진(이상 서울), 송진형(뉴캐슬 제츠) 김동석(울산) 등 후배들이 무섭게 그를 추월, 서울에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2004년 데뷔한 안상현은 지난해까지 고작 15경기에 출전, 2골을 기록했을 뿐이다.
그러나 안상현은 지난달 자신을 프로에 입문시킨 '스승'의 부름을 받고 재기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조광래 경남 감독은 팀에서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는 그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겨 지난달 서울로부터 안상현을 임대해와 미래를 위한 비밀 병기로 조련하고 있다.
현역 시절 '컴퓨터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쳤던 조 감독은 "미드필더로서 기술이나 패스워크는 여전히 뛰어나다. 팀 전체를 생각하는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를 치를수록 살아나고 있어 기대해 볼 만 하다"고 안상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안상현은 지난달 26일 대전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할 정도로 조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핀란드 청소년월드컵 동기인 이용래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며 최근 경남 상승세의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다. 안상현이 옛 스승의 품에서 '잊혀진 천재'의 부활을 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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