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왼손타자 장성호(32)는 올해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다. 같은 1루수인 최희섭이 워낙 잘하는 데다 잔부상 탓에 시즌 초반 2군에 머문 시간이 많았다. 사상 두 번째로 9년 연속(1998~2006년) 3할을 친 '안타 제조기'이지만 주전보다는 대타에 가까웠다.
장성호는 그러나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7월 이후 꾸준히 3할 안팎을 치며 '스나이퍼(저격수)'다운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다. 장성호는 "여기저기 아팠을 때는 아무래도 방망이 스피드가 떨어졌는데 여름철 이후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두산-KIA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벌어진 30일 잠실구장. 7회까지 1점도 얻지 못하던 KIA는 8회초 1사 1ㆍ2루에서 최희섭의 적시타로 동점을 이뤘다. 김상현의 볼넷으로 만루를 이어간 KIA는 6번 김상훈의 타석에서 대타로 들어선 장성호가 볼카운트 0-1에서 이재우의 한복판 싱커를 당겨 우월 역전 만루홈런을 뿜었다. 통산 31호, 시즌 2호, 개인 1호 대타 만루홈런.
장성호의 한방으로 승부를 뒤집은 KIA는 6-1 승리를 거뒀다. 3연전을 독식한 KIA는 8월 한 달 24경기에서 20승(4패)을 올리며 역대 월간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90년 9월 해태를 비롯해 19승만 9차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KIA 선발 윤석민은 최근 9연승(9승3패 7세이브)과 함께 평균자책점을 2.79로 떨어뜨리며 이 부문 1위로 나섰다. 윤석민은 전구단 상대 승리까지 기록해 기쁨이 '세 배'였다.
대구에서는 2위 SK가 5위 삼성을 3-1로 제압, 3위 두산과의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선발 글로버가 7이닝 1실점 호투로 5승(3패)째를 챙겼고 대타 박정환은 5회초 1사 2ㆍ3루서 2타점 결승 적시타로 포효했다.
최하위 한화는 대전에서 7위 LG를 8-2로 물리쳤다. 한화 류현진은 7과3분의2이닝 6피안타 2볼넷 13탈삼진 2실점 역투로 10승(11패)째를 올렸다. 2006년 데뷔 후 4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6위 히어로즈는 부산에서 4위 롯데에 4-3 역전승을 거두고 4강 불씨를 이어갔다.
한편 두산-KIA전이 열린 잠실구장은 28일부터 이날까지 3일 연속 매진을 이뤘다. 잠실구장의 3연전 매진은 95년 8월18~20일 LG-해태 경기 이후 14년 만이다. 주말 3연전 총 관중 수는 9만1,500명이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대구=양준호기자 pir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