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여파로 전국 가계의 명목소득과 가처분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받은 월급도, 쓸 수 있는 돈도 모두 줄었다는 뜻이다. 곳곳에서 경기 회복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국민들이 이를 체감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09년 2∙4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작년 동기 대비 0.1% 줄어든 329만9,000원을 기록했다. 전체소득에서 내야 할 세금을 제외한 가처분소득은 270만6,000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0.7% 감소했다.
가구의 실질소득과 소비도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물가상승을 감안한 2/4분기 전국가구(2인 이상)의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292만8,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가계지출에서 세금을 제외한 월평균 실질소비지출도 18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다.
2/4분기 소득의 경우 경상소득 가운데 근로소득(1.4%)과 이전소득(6.8%)은 증가했지만 사업소득(-1.1%)과 재산소득(-23.1%)은 줄어들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재산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은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배당소득 등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지출은 보건(22.%), 교육(4.4%), 오락∙문화(3.6%)는 늘었지만 주류∙담배(-8.6%) 등은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에 대한 소비지출의 비율인 평균 소비성향은 76.5%로 전년동기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장은 "가계소득이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면서 "다행히 소비지출 부문 감소세가 둔화돼 경기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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