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타계한 에드워드 케네디 미 상원의원이 29일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케네디 의원은 형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 옆에 나란히 묻혀 케네디가(家)와 함께 한 미국 정치의 한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알렸다.
이날 오전 보스턴에서 장례미사를 마친 뒤 항공기편으로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한 케네디 의원의 유해는 검은색 리무진 장의차에 실려 47년 동안 상원의원으로 인연을 맺었던 의사당 앞을 지나 워싱턴기념탑, 링컨기념관 등을 거쳐 국립묘지로 운구됐다.
특히 국회의사당 앞에서 추도식을 위해 운구차량이 잠시 멈추자 기다리고 있던 1,000여명의 전ㆍ현직 의회 보좌관들이 박수로 케네디 의원의 운구차량과 유가족들을 맞이했다. 또 운구차량이 지나가는 도로변에는 또 수천명의 시민들이 케네디 의원이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앞서 케네디가의 고향 보스턴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당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장례미사가 거행됐다. 이 성당은 케네디의 딸 카라가 지난 2003년 폐암 투병을 했을 때 케네디가 매일 들러 기도를 올렸던 인연이 있는 곳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사를 통해 "케네디 의원은 가지지 못한 자들의 대변인이었으며, 개인적 비극을 극복하고 병들고 가난하고 탄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싸운 전사(戰士)였다"고 추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사추세츠주 마서즈비니어드 섬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던 중 장례미사에 참석했다. 케네디 의원의 장남 에드워드 케네디 주니어는 "나는 내 아들, 아버지와 이름을 똑같이 사용해 왔으며, 쉽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오늘처럼 이 이름이 자랑스러울 때는 없었다"며 "아버지는 최고의 친구였다"고 회고했다.
12살 때 암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케네디 주니어는 유년시절 의족을 찬 채로 썰매를 타기 위해 아버지 케네디와 언덕을 힘겹게 올라갔던 일을 떠올리며 울음을 터뜨렸으며, "아버지는 만능 스포츠맨이어서 우리의 가족 여행은 늘 멍투성이였고 피곤했다"고 고인과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장례미사에는 오바마 대통령 외에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내외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부부 등이 참석했다. 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상하원 의원 150여명이 참석해 케네디가가 갖는 정치적 위상을 실감케 했다. 영화배우 잭 니콜슨과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사들도 케네디 의원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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