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출생신고로 가공의 인물을 만든 뒤 두 사람 행세를 하며 사기를 쳐온 30대 여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수배를 당하자 본인에 대해 사망신고까지 냈다.
유흥업소 종업원이었던 최모(32)씨가 자신의 분신을 만든 것은 2007년 1월. 신용불량자라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최씨는 대구의 한 읍사무소를 찾아가 정신분열증세로 보호시설에 수용된 외삼촌의 잃어버린 딸인 것처럼 행세해 1983년생 조모씨의 호적을 새로 만들었다. 최씨는 이후 조씨 신분으로 6개 대부업체로부터 1,6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 최씨는 또 원래 이름으로 유흥업소에서 일할 것처럼 속이고 10여 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받아 도망가는 속칭 '탕치기'를 일삼았다.
최씨는 유흥업소 주인들로부터 사기 혐의로 잇따라 고소당하자 처벌을 피하기 위해 2008년 9월 어머니(65)를 시켜 대전의 모 구청에 자신의 허위 사망신고를 접수했다. 어머니는 "딸이 집에서 심장마비로 급사해 장례를 치렀다"며 동네주민 2명을 보증인으로 내세웠다. 이후 최씨가 피소된 사건 6건은 모두 '공소권 없음'으로 종료됐다.
그러나 대전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죽었다는 최씨를 길에서 봤다"는 첩보를 입수, 추적한 끝에 조씨 이름으로 결혼까지 한 최씨를 26일 검거,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최씨의 어머니와 남편, 보증을 선 주민 2명, 허위신고를 접수해준 공무원 2명 등도 불구속 입건했다. 그러나 법원은 최씨에게 모유수유 중인 5개월 된 딸이 있는 점을 감안해 영장을 기각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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