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은 숨진 최모(56)씨의 남편과 딸이 공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6일 전날 긴급체포한 최씨의 딸 백모(26)씨로부터 아버지(59)와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자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아버지 백씨를 연행해 조사 중이다.
숨진 최씨는 평소 자주 술을 마시고 딸 백씨의 사생활을 나무라면서 모녀간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가정불화에 불만을 품은 백씨 부녀는 범행 사흘 전 최씨를 살해하기로 공모한 뒤, 최씨가 평소 술을 좋아하는 점을 이용해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타서 갖다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범행에 사용한 청산가리와 막걸리는 아버지가 구하고 딸은 청산가리를 막걸리에 타서 전날 밤 집 앞에 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날 딸 백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아버지 백씨에 대해서는 청산가리 구입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한 뒤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최씨 등 같은 마을 할머니 4명은 지난달 6일 오전 순천시 황전면 하천 둔치에서 희망근로에 참여했다가 쉬는 시간에 집에서 가져온 막걸리를 나눠 마신 뒤 갑자기 구토를 하며 쓰려져 최씨와 정모(68)씨 등 2명이 숨지고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성분 분석결과, 이들이 마신 막걸리에서 청산가리 성분이 검출됐다.
순천=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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