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전통과 현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알면 알 수록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의식과 시스템의 개선만 이뤄지면 세계적인 수준의 글로벌 도시가 될 것입니다."(지오바나 파비아노ㆍ21ㆍ여ㆍ브라질ㆍ이화여대)
서울에는 외국인이 20만명 정도 거주하거나 체류하고 있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 숫자는 50만명으로 늘어난다. 서울은 여기에 걸맞는 국제 도시일까. 이들의 눈에 비친 서울시민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에 유학중인 외국인 학생 모임인 서울국제유학생포럼(SISF) 임원과 회원 4명이 2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지오바나 파비아노, 윌라린(SISF부회장ㆍ25ㆍ여ㆍ호주ㆍ연세대), 셀리나 리(21ㆍ여ㆍ싱가포르ㆍ이화여대), 무이누딘 아메드(26ㆍ방글라데시ㆍ인하대) 등 4명은은 앞서 이곳에서 열린 제2기 서울국제유학생포럼 행사에서 서울과 한국이 동북아 허브로 자리잡기 위해 필요한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날 최우수상을 받은 윌라린씨의 제안은 거창한 시스템의 개혁이 아니다. 그는 사람들이 침을 많이 뱉는 보도블록이나 공공 장소에 스마일 사인을 넣자고 제안해 8개국 출신 33명이 제안한 27건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나이 많은 한국인 분들이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침을 뱉는 것에 정말 놀랐습니다. 호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요. 싱가포르에서는 침을 뱉으면 벌금이 1,000싱가포르달러(약 90만원)예요."(윌라린)
이처럼 이들은 문화적 차이나 에티켓에 관련된 것들이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신촌이나 홍익대 거리를 걷다가 한국인이 제 어깨를 부딪치고 지나가는 때가 종종 있는데, 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지 참 아쉽습니다. 얼마 전 학교 강의 시간에 '한국인은 사회 전체 구성원을 한 가족으로 생각하는 의식이 깔려있다'는 말을 듣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됐습니다."(셀리나 리)
이들은 이런 문제의 해결방안을 교육과 캠페인에서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신문과 방송 매체를 통해 수프를 소리 내어 먹지 않기, 거리에서 침 뱉지 않기, 새치기 하지 말기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는데, 큰 성과를 냈습니다. 한국도 이런 식의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무이누딘 아메드)
또, 아메드씨는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 에티켓에 관련된 부분을 넣고 홍보 영화를 상영하면 장기적인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은 서울과 한국이 국제화에 필요한 자원과 기반을 풍부하게 갖고 있다는데 입을 모았다.
"한글은 과학적이어서 배우기 쉽습니다. 한국에 온지 4년째인데, 한국어를 다 알아듣고 있고 한국어를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습니다."(무이누딘 아메드)
이밖에 이날 포럼에서는 '휴대폰을 재활용 센터를 만들어 자원 낭비를 줄이고 환경 오염을 막자'(셀리나 리), '외국인을 위한 글로벌센터에 SMS(문자)나 MMS(영상)를 통한 질문처리 시스템을 도입하자'(레오나르도 비온ㆍ29ㆍ볼리비아ㆍ서울대)는 제안이 우수상을 받았다.
아메드씨는 "외국인 미녀가 등장하는 미수다(미녀들을 위한 수다, KBS TV)는 있는데, 보통 외국인을 위한 방송은 없다"며 "보통 외국인을 위한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 한국인과 외국인의 문화와 생각의 차이를 좁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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