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66), 화가 서용선(58), 조각가 안규철(54)씨가 베를린 장벽 붕괴 20주년을 기념하는 세계적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는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 20주년 조직위원회'가 기획한 것으로, 1,000개의 패널에 전 세계 예술가들의 평화와 자유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후 붕괴 기념일인 11월 9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광장에서 한꺼번에 쓰러뜨리는 이벤트다.
한국 측 참여 작가를 선정한 국립현대미술관과 주한독일문화원은 "분단과 통일, 공동체와 개인의 문제를 밀도 있게 작업해온 예술가들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7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스튜디오에서 베를린 장벽을 상징하는 강화 스티로폼 재질의 패널(가로 250cm, 세로 120cm, 두께 40 cm)에 각자의 메시지를 담는 작업을 해왔다. 황씨는 자신의 소설 '오래된 정원'의 한 대목을 목탄으로 적어 넣었고, 서씨는 패널의 양쪽 면에 대치 중인 남북의 병사를 그려 넣었다. 안씨는 벽을 뛰어넘으려 하는 인물을 담은 드로잉 작업을 했다.
이들이 제작한 패널은 28일부터 9월 18일까지 서울 후암동 주한독일문화원에서 전시된 뒤 독일로 옮겨지며, 11월 9일 독일 국영방송 DW를 통해 작업 과정도 소개된다.
황석영씨는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차 세계대전 후 분단된 국가는 한국과 독일밖에 없다"며 "독일이 급속한 흡수통일 후유증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면, 우리는 장기적으로 평화체제를 정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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