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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 일가' 25년 만에 간첩 누명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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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 일가' 25년 만에 간첩 누명 벗었다

입력
2009.08.3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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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대표적 간첩조작 사건 중 하나인 '송씨 일가 간첩단 사건' 피해자들이 27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조병현)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던 송기준(81)씨 일가 8명에 대한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불법 구금과 자백에 의해 조작된 사건임이 국가안전기획부 기록을 통해 밝혀졌으며, 검찰 조사 당시 안기부 직원이 진술을 번복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기소 후 변호인을 압박해 형식적 변론만 하겠다는 각서를 받아냈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1982년 안기부는 "한국전쟁 때 월북했다가 남파된 노동당 간부 송창섭에게 포섭돼 25년 동안 고정간첩으로 암약했다"며 딸 송기복(67)씨와 육촌 기준씨 등 일가 29명에게 간첩 누명을 씌웠다. 57년부터 77년 사이 송씨 성을 쓰는 간첩이 남파됐었다는 한 전향 간첩의 진술만을 토대로 이들을 불법 구금하고 고문해 거짓 자백을 받아낸 것이다.

이들은 간첩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이후 대법원이 "증거가 피의자 신문조서뿐이고 나머지는 정황 증거에 불과하다"며 두 차례나 사건을 파기환송했지만, 안기부가 사법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다시 유죄가 선고되는 등 7차례 재판을 거쳐 1984년 징역 1년~7년6월의 형이 확정됐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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