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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 회장, 성적표는…매출은 2배·위는 제자리'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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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 회장, 성적표는…매출은 2배·위는 제자리'절반의 성공'

입력
2009.08.3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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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30일 허창수(사진) GS 회장은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사진기자들로부터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2005년부터 LG와의 공식 계열 분리에 앞서 사실상 GS의 총수 자격으로 첫 출근을 한 날이었기 때문. 그로부터 5년, 허 회장의 경영 성적은 어떨까.

일단 매출만 보면 A학점이다. 계열분리 전 LG와 한 지붕 아래 있을 당시 지금 GS의 계열사 매출을 합한 금액은 23조1,000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GS의 매출은 49조8,000억원. 5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했다. 자산 규모도 2004년 18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39조원으로 109% 늘었다.

문제는 상대 평가다. 매출, 자산은 증가했으나 재계 순위는 그대로다. 2004년 계열 분리 전 GS는 자산 기준 재계 7위(공기업 제외)였다. 5년이 지난 지금도 현대중공업에 밀린 8위로 제자리다. 계열사가 GS칼텍스, GS건설, GS리테일, GS홈쇼핑 등 주로 내수 시장과 직결된 에너지 및 유통 회사라 한계가 있었다.

허 회장이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 전략에 힘을 쏟은 것도 이러한 사업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뾰족한 성과는 없었다. 하이마트와 대한통운 인수 시도는 중도 포기됐다. 대우조선해양도 포스코와 공동 컨소시엄까지 구성했다 잡음만 낳은 채 무산됐다. 최근 ㈜쌍용을 인수, GS글로벌로 사명을 바꾸긴 했지만 획기적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다.

특히 최근 LG의 성장세가 재계의 주목을 받으며 구본무 LG 회장과 리더십이 비교되는 것도 부담이다. LG전자는 2분기 매출 14조 4,974억원, 영업이익 1조1,330억원을 올려 분기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LG화학도 2분기 6,60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구 회장이 '고객가치경영'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한 결과다. 반면 GS의 경우 주력사인 GS칼텍스의 2분기 매출은 6조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9% 감소했다. 신중한 경영스타일이지만 기존 사업에 안주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허 회장의 승부수는 미래 먹거리 창출과 글로벌 경영에 있을 전망이다.지난 주말 강원 춘천시 엘리시안강촌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모아 전략회의를 연 것도 이런 맥락이다. 허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경제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이라는 불황속에서도 급변하고 있다"며 "승자와 패자가 뒤바뀌고 새로운 산업이 떠오르고 있으며 개별기업뿐 아니라 국가간 지역적인 산업구조 등도 개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조적이고 과학적인 경영, 그리고 디테일에 강한 경영으로 기회를 포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또 "위기관리는 결코 방어적인 개념만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 회장은 올해 초 신년 모임 이후 줄곧 "위기국면 속에서만 찾아오는 절호의 기회를 과감히 포착할 것"을 강조해왔다. 결국 허 회장에 대한 평가는 이번 위기에서 어떤 기회를 잡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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