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반세기 넘는 자민당 일당 지배를 거부하고 역사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30일 치러진 일본 총선 투표 마감 직후 NHK가 보도한 출구조사 결과, 제1야당인 민주당은 중의원 전체 480석 중 298~329석을 차지하며 과반수가 훨씬 넘는 압승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후 일본에서는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가 두 차례 있었지만 야당이 과반수 의석을 획득해 정권을 차지하기는 처음이다.
자민당은 84~131석으로 기존 300석의 3분의 1 정도에 그치는 참패를 당하며 1955년 창당 이후 처음 중의원 제1당 자리를 내주며 정권을 뺏기고 말았다.
특히 민주당은 중의원 상임위원장을 독점하고 전상임위 의원 수에서 야당을 웃돌 수 있는 절대안정다수(269석)를 확보해 국회 운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할 사민당은 4~15석, 국민신당은 3~6석으로 연립정당 전체 의석은 중의원 의석의 3분의 2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정권교체’ 실현이 예고됐던 이번 총선은 전후 일본의 고도성장과 함께 유지돼온 ‘자민당 55년 체제’에 명실상부하게 종언을 고하는 선거로 평가된다. 일본 유권자들은 경제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자민당에 물었고 파벌과 세습 등 자민당의 낡은 정치행태에도 심판을 내렸다.
민주당은 전직 총리와 자민당 중진, 장관들의 텃밭에 신인 여성 후보들을 다수 공천,선거 혁명의 도화선으로 삼았다. 도쿄(東京)를 비롯한 수도권과 대도시지역에서도 민주당은 크게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전국 소선거구에서 300명, 전국 11개 권역의 비례대표에서 180명 등 총 480명의 의원을 선출했다. 출마자는 모두 1,374명이며 유권자는 1억434만4,170명이었다. 오후 8시까지 진행된 이날 투표율은 오후 7시 현재 53%를 기록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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