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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국방 항의서안 파문/ "돌출 장관이나, 월권 차관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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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국방 항의서안 파문/ "돌출 장관이나, 월권 차관이나…"

입력
2009.08.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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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한심한 일" 질타·비판 쏟아져책임 경중엔 "수장이 더 문제" 중론

이상희 국방장관의 '예산 항의 서한' 파동을 두고 정치권 논란도 거세다. 여야 할 것 없이 "한심한 일"이라는 비판론이 많지만 책임의 경중을 두고는 다소의 시각차도 나왔다. 이 장관의 돌출 행동에 더 큰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있는 반면 장수만 국방차관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 내에선 우선 이 장관이 청와대에 서한을 보내는 식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인 김영우 의원은 27일 "두 사람 모두 적절한 행동은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도 "잘못의 경중을 따진다면 국방부 수장이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장관이 내부적으로 풀 방법이 있었음에도 밖으로 공개적으로 얘기해 국민에게 심려를 끼치고 대통령한테 부담을 주었다"고 비판했다.

군 출신으로 국방위 소속인 김성회 의원은 "예산증액이 필요했다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국무회의에서 의견을 개진했어야 하는데, 서한 전달은 방법상, 시기상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장·차관은 정무직으로, 차관이 관계 부처와 조율하는 것은 본연의 임무"라며 "(이 장관의) 행동은 부적절했던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방위원인 김동성 의원도 "이 장관이 서한을 보낸 것은 괜한 분란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 차관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유승민 의원은 "장관이 예산을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한 일로 할 말을 한 것"이라며 "차관이 장관에게 사전 보고 없이 예산안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이 사실이라면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송광호 최고위원도 "차관이 장관을 통하지 않고 예산 삭감에 동의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두 사람 모두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경질을 촉구했다. 예비역 육군 대장으로 국방위원인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군은 위계질서가 중요한데 실세 차관이라서 그런지 이것이 무너졌다"며 "장관도 문제지만, 지휘계통이 무시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도 "차관이 월권을 한 것 같다. 장관 역시 여러 목적으로 서한을 보낸 것 같다"며 "군의 동요를 막으려면 둘 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 우주하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이번 사태에 관해 개별적인 대면 보고를 했다. 우 실장은 보고에서 "차관이 장관에게 사전보고 없이 청와대에 예산 삭감을 보고했다는 것은 오해가 있다. 일부 대목에서 알려진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식으로 해명했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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