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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미완의 꿈으로/ 이륙서 궤도집입 실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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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미완의 꿈으로/ 이륙서 궤도집입 실패까지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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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단 1초의 오차도 없었다. 발사대를 떠난 나로호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흰색 수증기로 궤적을 그리면서 우주 공간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발사 20여초, 고도 900m까지 올라간 나로호는 동체를 기울여 방향을 선회하는 킥턴(kick-turn)도 무난히 수행했다. 킥턴은 엔진을 움직여 연료의 분사 방향을 조절, 우주발사체 방향을 바꾸는 기술이다. 정남향에서 10도 가량 동쪽, 일본 큐슈 남부로 향하던 나로호는 발사 54초 후 고도 7.2㎞에 도달하면서 음속을 돌파했다.

3분49초, 1단 엔진이 정지한 지 3초 후 고도 196㎞에서 1단 로켓이 위성을 탑재한 상단과 분리됐다. 이제 오롯이 한국 자체 기술로 개발한 2단 엔진의 성능이 진가를 발휘할 때였다. 일단 절반의 성공은 확보했지만 발사지휘센터에는 발사 때보다 더 눅진한 침묵과 긴장감이 흘렀다. 발사 6분35초,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나로호 2단의 킥모터가 점화됐다.

발사 9분, "발사체에서 위성이 정상적으로 분리됐습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스피커를 통해 전해졌다. 그러나 고도가 높았다. 주먹을 굳게 움켜쥐면서 성공을 확신하는 분위기가 일순 침울하게 반전됐다. 계획대로라면 고도 306㎞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STSAT-2)가 분리됐어야 했지만 이보다 약 36㎞ 높은 고도 342㎞에서 분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지구 중력을 받지 못해 궤도를 이탈, 우주 공간으로 버려질 가능성까지 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발사체가 우주 궤도에 도달하는 것까지는 성공했다"면서 부분 성공을 강조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와는 달리 발사 3분35초 뒤 발사체 상단 위성을 덮는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전해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센터 관계자는 "페어링이 한쪽만 열리고 다른 한쪽이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단 킥모터가 초속 9㎞를 유지하면서 위성을 분리해 고도 1,500㎞까지 진입시켜야 하는데 속도가 떨어지면서 위성이 목표 고도에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고흥= 허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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