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나로호 미완의 꿈으로/ 한-러 책임 소재싸고 논란 예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나로호 미완의 꿈으로/ 한-러 책임 소재싸고 논란 예고

입력
2009.08.30 23:48
0 0

과학기술위성2호가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해 나로호 발사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이에 따라 한국과 러시아 양국 사이에 이번 실패를 둘러싼 책임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은 26일 나로우주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나로호의 공동개발 과정에서 러시아는 (위성 궤도 진입을 포함한) 총괄적 기술 지원을 하기로 했다"며 "책임소재 규명보다는 원인을 공동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페어링은 2단 로켓의 일부분이다. 2단 로켓은 러시아 도움을 받지 않고 한국이 독자 개발했다. 교과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 발사 전부터 이를 거듭 밝혀 와 이번 발사 실패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는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항우연은 페어링을 포함한 2단 로켓의 총 조립과 검사, 인증시험을 지난해 8월까지 모두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김 차관도 26일 브리핑에서 "러시아와 계약한 업무 분장에 따르면 페어링은 한국이 담당한 부분이 맞다"고 인정했다.

이번 페어링 미분리 책임이 설사 한국에 있다 해도 현재로선 2010년 5월로 예정된 2차 발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교과부와 항우연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2차 발사에 쓸 쌍둥이 나로호와 과학기술위성2B호가 이미 제작돼 있기 때문이다. 한러기술협약에 따르면 나로호 발사 실패에 대비해 러시아가 한국에게 추가 부담 없이 1단 로켓을 하나 더 제작해 주기로 했다.

문제는 2차 발사도 실패했을 때다. 2차 발사가 실패하면 3차 발사를 시도한다는 게 원래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1차 발사 실패의 책임이 전적으로 한국에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러시아가 3차 발사를 위한 1단 로켓 제작을 거부할 수도 있다. 2차 발사에서도 한국 기술의 문제로 실패한다면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결국 '기술 자립화'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발사체 기술의 핵심인 나로호 1단 로켓 제작은 사실상 러시아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2, 3차 발사 때까지 1단 로켓 제작 기술이 확보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다시 러시아에 우주기술 개발 일정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페어링 분리와 로켓 단 분리, 로켓과 위성 분리 등 우주기술에서 '분리 메커니즘'은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라며 "한국이 경험과 기술이 부족해 첫 발사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분리 메커니즘이 잘못돼 발사체나 위성 발사가 실패로 돌아간 경우는 우주 선진국에서도 적지 않았다. 항우연이 1957~2003년 외국 발사체 실패 원인을 분석한 결과, 전체 원인의 12.6%가 페어링을 포함한 분리 메커니즘이었다. 따라서 분리 기술 발전은 한국에게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