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투 원투쓰리포 우리집 강아지 뽀삐(뽀삐!) 언제나 우리집엔 뽀삐(헤이!)…."
많이 들어 본 CM송인데 어딘가 낯설다. 개가 짖는 '왈왈' 대신 '헤이'로 한 소절을 마무리하는 이 노래는 유한킴벌리의 화장지 브랜드 뽀삐의 새로운 CM송. 출시된 지 35년된 브랜드로, 1986년 처음 방송 전파를 탄 뽀삐의 CM송은 최근 트로트와 국악, 힙합과 록 버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몇몇 아이돌 그룹이 1980~90년대 히트곡을 리메이크해 전세대의 사랑을 받듯, 친숙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자랑하는 리메이크 CM송의 소비자 반응은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앞으로 랩, 아카펠라, R&B, 어린이동요 등 다양한 버전으로 '뽀삐송'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잘나가던 장수브랜드들의 회춘마케팅 바람이 거세다. 어리게 입고 가꾸는 다운에이징(down aging)의 사회 트렌드가 유통업계에도 불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장수브랜드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구축한 콘셉트에 과감히 변화를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용기와 포장을 바꿔 리뉴얼을 시도하는 방법이다. 젊은 소비층 사이에 음료수 등의 포장 용기를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여기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은 현대약품의 미에로화이바는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단맛은 줄이고 깔끔한 맛을 높이는 한편 용기 디자인과 로고를 바꿨다. 유한킴벌리 뽀삐의 경우 평면적이었던 뽀삐의 캐릭터를 3D 입체 캐릭터로 바꾸고 달라진 캐릭터 디자인을 제품에 적용했다.
제품브랜드의 명성은 이어가되 제품은 새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세컨드브랜드로, 일종의 자기복제인 셈이다.
1986년 첫 출시된 롯데제과 죠스바의 상징은 혀를 금세 물들이는 검붉은 색소다. 하지만 올 여름 선보인 새로운 죠스바 '발렌시아오렌지 죠스'는 혀에 붉은 색깔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 25년 된 브랜드 오리온의 '고래밥' 역시 일종의 세컨드브랜드를 내놓으며 리뉴얼한 경우. 오리온은 최근 주 타깃인 어린이들이 칠리소스에 열광하는데 착안해 칠리새우맛을 새로 출시했다.
개발ㆍ마케팅 비용이 적게 들고 기존 제품의 입지도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식품 업계를 중심으로 한 이 같은 브랜드의 회춘, 즉 리뉴얼 마케팅은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잦은 리뉴얼이 브랜드 이미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접촉 빈도가 잦은 식품, 생활용품 등은 소비자들이 쉽게 싫증을 느끼는 상품군이기 때문에 주기적인 브랜드 리뉴얼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 주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 리뉴얼이란 정점에서 쇠퇴기에 접어들 때 쓰게 되는 전략이기 때문에 횟수가 잦아질 경우 자칫 브랜드 가치의 급격한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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