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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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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오만과 편견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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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대요? 얼마 전 쇠고기 수입업체가 한 연예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걸 두고 동료 둘이 물었다. 일 년 전 그 연예인이 그런 말을 한 걸 둘은 까맣게 몰랐다고 한다. 세상 물정에 어둡다고 해야 하나. 공식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게 아니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생각을 적었다고 정정해주었다. 두 사람 멍한 표정으로 묻는다. 다른 사람 다 놔두고 왜 하필 그 연예인이래요? 수입업체 대표의 인터뷰에서처럼 정말 그 연예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 단단히 별렀던 걸까. 평소 질색하는 그 단어가 신경쓰인다. 혹시라도 우리 밑에 깔린 무언가가 작용한 것은 아닐까.

'나이'와 '여자' 그리고 '연예인'. 수많은 청소년들이 스타를 꿈꾸지만 한편으로 여전히 우리 속에는 연예인에 대한 편견이 남아 있다. 불쑥 이십년 전 일이 떠올랐다. 슈퍼에서 별 생각 없이 카트를 밀고 가다 맞은편에서 오던 한 사람과 딱 마주쳤다. 지금 같았으면 모르는 척 지나쳤을 것이다.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탤런트가 앞에서 걸어오고 있다니, 흥분해서 나도 모르게 외치고 말았다. 그 연예인의 이름을, 친구 이름 부르듯 존칭은 생략한 채 늘 불러대던 그 식대로 말이다. 아주머니뻘 되는 그는 고개를 숙인 채 황급히 옆 코너로 사라졌다. 어제 일처럼 얼굴이 화끈거리는데 후배가 묻는다. 그런데 이길까요?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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