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01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상 석권, 2004년 262안타로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 달성. 스즈키 이치로(36ㆍ시애틀)는 가장 성공한 아시안 메이저리거라는 타이틀을 넘어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고 교타자로 꼽힌다.
이치로가 올시즌(24일 현재) 때려낸 안타는 184개(116경기). 200안타에 16개(잔여경기 46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해마저 200안타를 넘어서면 이치로는 데뷔 후 9년 연속 200안타 이정표의 주인공이 된다.
이미 지난해 윌리 킬러(1900년대 초까지 활동)가 갖고 있던 8년 연속 200안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치로는 명실상부한 최고 '안타 기계'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물론 통산 1,989개의 안타 중 내야안타가 449개(22.6%)에 이르는 점을 두고 평가절하하는 시선도 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 는 최근 이치로의 내야안타를 분석,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NYT의 분석은 "다른 선수의 내야안타는 깎아 내릴 수도 있겠지만 이치로의 내야안타는 인정해야 한다. 그는 놀랄 만한 테크닉을 갖고 있다"는 디트로이트 3루수 브랜던 인지의 인터뷰 내용에서부터 시작한다. 이치로의 내야안타는 빠른 발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 스피드가 주요인이라면 나이가 들수록 내야안타 개수가 줄어야 하는데 실상은 반대라는 얘기다.
이치로는 일본프로야구에서 활동하던 15년 전보다 올해 더 많은 내야안타를 때리고 있다. 1994년 내야안타는 34개였고 올해는 51개를 쳤다. 참고로 도루 1~3위에 자리한 칼 크로포드(탬파베이), 제이코비 엘스버리(보스턴), 마이클 본(휴스턴)의 내야안타는 각각 30개 안팎이다. 이들 3명도 이치로와 같은 좌타자다.
이치로가 친 51개 내야안타 중 19개가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빠른 발보다는 타격 메커니즘에서 비결을 찾을 만하다. 지난 5월 이치로와 상대해 투 스트라이크를 먼저 뺏고도 모두 내야안타를 내준 브렛 앤더슨(오클랜드)은 "이치로에겐 보통 타자들에게 던지는 높은 유인구보다 더 높게, 보통의 낮은 유인구보다 더 낮게 던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치로를 다년간 지켜본 동료들은 "타격 때 방망이를 잡은 손이 끝까지 뒤로 유지돼 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많다. 방망이 헤드도 마지막 순간까지 뒤쪽으로 향하기 때문에 견고한 컨택트가 가능한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텍사스 등에서 타격 코치를 지낸 톰 롭슨 역시 "방망이를 끝까지 갖고 나오는 능력이 탁월하다. 뒤로 고정되다시피 한 헤드는 바깥쪽 먼 공을 맞히는 데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개인통산 1,989안타를 친 이치로는 10시즌을 치르기도 전 2,000안타 고지를 밟는 첫 번째 메이저리거 타이틀을 예약해 놓았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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