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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남북적십자회담/ 北 초청장 받고 '머리 싸맨'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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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남북적십자회담/ 北 초청장 받고 '머리 싸맨' 미국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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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북을 미 행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북미간 공식 협상이 성사된다는 점에서 북핵 등 향후 북미관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남북적십자 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남북, 북미 대화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의미도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24일(현지시간) "보즈워스 대표와 성 김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가 다음달 중 북한을 방문해 달라는 북한 당국자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 요청은 지난달 말 비공식 채널을 통해 미국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방북한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도 북한으로부터 이런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가 이 요청을 수용할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소식통들은 보즈워스 대표의 직책상 방북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현재로서는 방북이 실현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일관되게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왔는데, 이에 대한 아무런 상황 진전 없이 북한의 제의를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북한과 미국 간에는 현재 대화의 접점이 없는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의 한 고위 소식통도 "과거처럼 초청이 왔다고 무조건 가지 않으려는 게 미국의 분위기"라며 "6자회담 당사국간 비핵화 전략에 대한 그림을 짜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방북이 성사된다 해도 다음 달에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 소식통은 "지금은 제재국면이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과 의지가 확인되지 않는 한 제재는 철회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계기로 남북 간 유익한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6자회담과 비핵화라는 측면에서는 어떤 진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해 남북 해빙과 비핵화는 별개라는 입장을 보였다. 남북간 적십자회담 개최 소식이 공개되기 전에 이뤄진 브리핑에서 그는 "북한에게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움직임은 전혀 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초 6자회담 관련국 순방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보즈워스 대표는 북한의 방북 요청에 대해서도 관련국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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