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을 한 번만에 정상궤도에 올려 놓기에는 역부족이었을까.
우주 전문가들은 위성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한 원인으로 나로호의 1단과 2단 로켓 분리 과정이나 로켓 추력 이상, 로켓 부품 이상 등을 꼽고 있다.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2단 로켓에 추진제가 너무 많이 주입되면서 발사체가 목표점보다 높이 쏘아 올려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는추정을 내놓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는 "당초 정상적으로 분리됐다고 발표된 두개의 위성덮개(페어링) 중 한 개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았다"는추측도 나오고 있다.
인공위성 궤도 진입이 쉽지 않은 만큼 실패원인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도 녹록지 않다. 발사체의 구조가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이다. 추진시스템과 내부 구조, 분리시스템, 전기장비등 발사체를 구성하는 많은 부분 중 한 곳 만이라도 잘못되면 실패한다.
우주 전문가들은 "나로호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위성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한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원인 분석을 제대로 하면 다음 번 발사 때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첫 발사에 실패했던 미국과 중국, 인도가 실패 원인을 제대로 분석해 그 다음해에 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이론적으로는 완벽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실행하면 예상치 못한문제가 다반사로 발생한다"며 "우주기술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채 연구위원은 또 "몰랐던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 자체도 우주 기술 분야에선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우주 전문가들은 나로호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과학기술위성 2호가 예정대로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은 결과적 실패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행방불명 상태인 인공위성을 찾는다 하더라도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는 현재 정상궤도보다 40㎞ 더 높이 올라간 고도 340여㎞에 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과학기술위성 2호가 자체 추진체가 없어 궤도를 수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로호 발사가 완전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하려면 과학기술위성 2호의 현 궤도를 정확히 파악해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와 교신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행방불명 상태인 과학기술위성 2호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주 전문가들의 견해다.
물론 과학기술위성 2호를 우리 기술력으로도 충분히 찾아낼 수 있다는 견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과학기술위성 2호의 궤도도 찾지 못해 교신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럴 경우 과학기술위성 2호가 영원히 우주를 떠도는 미아로 남게 된다. 그러면 나로호 임무도 실패로 끝나게 된다.
고흥=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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