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 호(KSLV-Ⅰ)가 어제 오후 5시 전남 고흥 외나로도의 나로 우주센터 발사대를 떠나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불꽃을 내뿜으며 수직으로 치솟은 나로호는 음속 돌파와 1단 로켓 분리 및 2단 로켓(킥 모터) 점화 등의 기술적 난관을 넘어섰다. 비록 과학기술위성 2호(STSAT-2)를 예정 궤도에 올리는 임무를 다하지 못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그 것만으로도 확보한 노하우가 적지 않다.
부분적 실패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지만 2단 로켓과 과학기술위성 2호의 분리가 예정된 궤도보다 36㎞ 정도 높은 곳에서 이뤄진 것으로 미루어 2단 로켓의 추력 조절이나 시간 포착에 일부 오류가 있었던 모양이다. 19일 자동발사 프로그램의 오류로 발사 7분56초를 앞두고 발사가 중지된 데 이어 절반의 성공에 그침으로써 '우주 클럽'의 당당한 멤버가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새삼 확인시켰다.
그러나 우주과학기술 선진국도 로켓 발사에서 쉽사리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신형 로켓의 첫 발사 성공률은 27%밖에 되지 않는 사실에 비추면 나로 호가 거둔 절반의 성공을 평가하는 데 인색할 것은 없다. 2002년 8월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에 본격 착수한 이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관계자들이 기울인 노력과 정성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우주로 가는 길을 열어 보인 연구기술진에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다만 나로호의 절반의 실패를 메우지 않고는 나로 2호(KSLV-Ⅱ) 개발사업이 순탄하기 어렵다. 대형 1단 액체로켓의 독자 개발이라는 기술적 과제에 집중했던 눈길을 다른 곳으로도 돌려야 한다. 러시아제 1단 액체로켓을 두고 이런저런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나로 호 발사에서 1단 로켓은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국내기술로 개발한 2단 고체연료 로켓과 인공위성 사이에서 생긴 작은 오류가 완전한 성공을 가로막았다. 서두르거나 독자기술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상식에 바탕해서 나로 2호 개발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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