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남 순천의 한 마을을 공포에 떨게 했던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검찰에 붙잡혔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5일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넣어 이 막걸리를 나눠 마신 최모(59)씨 등 할머니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최씨의 딸 배모(26)씨를 긴급 체포했다.
검찰조사 결과 배씨는 평소 사생활에 간섭하는 어머니 최씨와 다툼이 잦았으며 이에 불만을 품고 막걸리에 통신판매로 구입한 청산가리를 넣어 집에 놓아두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배씨가 같은 동네에 사는 B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배씨로부터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넣었다"는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배씨가 심리상태가 불안한 상황에서 자백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범행에 사용한 청산가리 등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자백만 확보한 상황이어서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좀더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26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최씨 등은 지난달 6일 오전 9시10분께 전남 순천시 황전면 하천 둔치에서 희망근로에 참여했다가 쉬는 시간을 이용, 집에서 가져온 막걸리를 나눠 마신 뒤 갑자기 구토를 하며 쓰러져 최씨와 정모(68)씨 등 2명이 숨지고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성분 분석결과 이 막걸리에 청산가리가 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왔다.
순천=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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