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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때아닌 이태백 고향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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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때아닌 이태백 고향 논쟁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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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인 '시선(詩仙)' 이백(李白)의 고향을 놓고 중국 지방정부들이 때 아닌 설전을 벌이고 있다.

후베이(湖北)성 안루(安陸)시가 이달 중순부터 중국중앙(CCTV) 4채널의 황금시간대를 이용해 '이백의 고향 안루시는 당신을 환영합니다'라는 내용의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면서 논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그러자 역사적 고증을 거쳐 '이백의 고향' 상표권까지 확보해놨던 쓰촨(四川)성 장여우(江油)시는 최근 CCTV와 안루시에 공문을 보내 광고 내용을 수정하거나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등 당장 발끈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담았다.

하지만 안루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역사적 고증에 의하면 이백이 출생한 곳은 지금의 키르기스스탄 북부"라며 "4살 때 아버지를 따라 옮겨와 성장했던 장여우나 아내를 얻어 10년을 지낸 안루나 오십보 백보 아니냐"는 입장이다.

중국에서 역사적 인물의 고향을 둘러싼 지방정부간 논쟁은 사실 다반사처럼 일어난다. 산둥(山東)성 텅저우(騰州)와 허난(河南)성 루산(魯山)은 묵자(墨子)의 고향을 차지하기 위해 한바탕 설전을 벌였고, 허난(河南)의 난양(南陽)과 허베이 양판(襄樊)은 서로 제갈량(諸葛亮)의 고향이라고 자처하고 있다.

또 산둥 룽커우와 장수(江蘇)성 수간은 진시황의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났던 서복(徐福)의 고향이라고 맞서고 있다. '만리 장강 제일대(萬里 長江 第一隊)' 이름을 놓고 다투고 있는 우한(武漢)과 난징(南京)은 서로 상대도 하지 않을 만큼 사이가 틀어졌다. 지방정부들이 저마다 역사적 인물의 고향임을 자처하는 데는 지명도를 높여 관광객들을 유치해보자는 게 속내다.

같은 맥락에서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명승 고적의 명칭으로 지명을 바꾸려는 지방정부의 움직임도 흔하다. 개혁개방 이후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지방정부들로 인해 오랫동안 잊혀졌던 역사 속 인물들이 중국에서 새롭게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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