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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복원 술술 풀린다/ 황금주·녹파주·이화주 등 50종 후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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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복원 술술 풀린다/ 황금주·녹파주·이화주 등 50종 후보에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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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추석 등 명절의 차례주 정도로만 쓰이던 전통주가 이제 일본의 사케(정식이름은 니혼슈), 프랑스의 와인, 영국의 위스키와 '맞짱'을 뜬다. 인삼막걸리 매실막걸리 같은 새로운 술이 등장하고, 기존 복분자주 같은 술은 세금인하로 가격이 보다 저렴해지게 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6일 기획재정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공동으로 전통주의 세계화를 위한 '우리 술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안전과 품질

술도 먹거리인 만큼 위생과 품질이 최우선. 정부는 전통주의 품질 고급화를 위해 내년에 주류성분표시제와 주(主)원료에 대한 원산지표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품질인증, 원료산지 표시, 유기가공식품 인증제 등도 확대할 계획. 민승규 농식품부 제1차관은 "최고급 원료로만 만든 '참살이 막걸리'의 경우 생산 전량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어 한국에서는 맛볼 수 없는 술이 됐다"며 "좋은 술의 기본은 좋은 원료에 있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술의 품질을 결정 짓는 양조전용 품종과 누룩, 재배 방법에 대한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보급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 사케의 경우 '한 종류의 사케에는 한 종류의 쌀만 쓴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양조전용 품종의 쌀이 개발돼 활용되고 있다.

사라진 전통주 복원

조선시대 때 360여종에 달했지만 지금은 자취를 감춘 전통주들에 대한 복원도 시도된다. 대부분 일제강점기 때 사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3년간 50종의 전통주를 복원하기로 하고 제조공법 등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업계에 전파할 방침이다. 예컨대 황금주, 녹파주, 이화주, 벽향주 등 수십여 종의 전통주들이 복원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태영 농진청 발효이용과 과장은 "삼가요록에 수록된 4대부 집안의 명주를 복원해 현대화, 과학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술들이 장차 사케, 와인 등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술도 산업

술은 지금까지 규제의 대상이었지만, 이젠 육성대상으로 '컨셉'자체를 바꾼다는 구상. 이를 위해 올해 100살이 되는 주세법부터 바꾸기로 했다.

현행 주세법은 전통주를 ▦막걸리 등 농민주(직접 생산한 원료를 50%이상 함유한 술) ▦안동소주 같은 명인주(식품명인 인증자가 전통 양조법으로 만든 술)로만 한정해 주세 50%를 감면해주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과실주 등에도 같은 혜택을 주기로 했다.

현재 막걸리에는 5%, 복분자주 등과 같은 과실주에는 30%의 주세가 붙고 있는데, 지금까지 막걸리에 인삼의 향기를 내기 위해 극소량의 인삼을 첨가하는 경우에도 이 막걸리는 과실주로 분류돼 많은 세금을 물어야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통주의 범위를 넓혀 더 많은 우리 술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인삼막걸리, 매실막걸리 같은 다양한 막걸리개발이 가능해지고, 복분자주 등 일부 과실주의 세금이 내려가 그만큼 소비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술 제조 규제도 크게 완화된다. 술 제조면허 요건인 제조시설 기준이 대폭 완화되고 전통주에 대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가 허용된다. OEM이 허용되면 양조 기술은 있지만 자금이나 시설이 부족한 중소 제조업자의 진입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전통주 양조장은 설, 추석 전에 한시적으로만 가동되고 대부분 멈춰 있다"며 "OEM 제조가 허용되면 놀고 있는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더 다양한 전통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정부는 양조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대학에 양조학과 설치를 지원하고, 유통망이 취약한 전통주의 판매 촉진을 위해 전통주의 인터넷 판매도 허용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을 통해 지난해 4.5%에 불과했던 전통주 시장 점유율을 2017년에는 10%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올해는 우리 전통술이 세계적 명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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