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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中企, 뭉쳐야 산다] <2>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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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中企, 뭉쳐야 산다] <2>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입력
2009.08.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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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81년 서울 여의도의 빈 공터. 변변한 건물도 없이 곳곳에 천막만 덩그러니 서있다. 한강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오자 천막이 들썩거리고 바닥에서 일어난 흙 먼지가 눈 앞을 가렸다. 한국금형협동조합이 세계 최초로 '금형'을 주제로 연 전시회는 이렇듯 최악의 조건에서 열렸다.

#2. 28년이 지난 올 3월. 제19회 '국제 금형 및 관련 기기 전시회 (Intermold Korea)' 가 열린 경기 일산 킨텍스(KINTEX)에는 세계적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19개 국가 320개 회사 관계자를 비롯해 5일 동안 4만2,000명을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규모뿐만 아니었다. 행사 기간 동안 수출 상담 420건(3,500만 달러 규모)이 진행됐고 실제 계약도 현재까지 205건(1,200만 달러 규모)나 이뤄냈다.

이처럼 금형공업협동조합(조합사 512개)이 주최하는 전시회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조합이 이룬 성과 또한 눈부시다. 2006년 1,260억 원 흑자, 07년 1,337억 원 흑자, 08년 1,370억 원 흑자. 최근 3년 간 평균 4%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 경기 불황으로 업종을 가리지 않고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형조합 회원사들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동섭 이사장은 25일 "경쟁력 있는 전시(展示) 사업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전시회를 통해 해외 수출 길을 착실히 닦아왔고 선진 기술을 배워 빠른 시간에 기술 발전도 거둬냈던 것.

1981년 세계에서 처음 금형을 주제로 열렸던'국제 금형 및 관련기기 전시회(Intermold Korea)'는 그 동안 2년에 한 번씩 빠짐 없이 이어져 왔고 규모(세계 2위)에서나 내용에서나 세계적으로도 이름이 날 정도이다.

특히 조합 측은 외국 바이어들이 전시장 참관뿐만 아니라 금형 및 부품 수출 상담회, 금형 관련 신기술 세미나 그리고 공장 현장 투어까지 가능하도록'토탈 서비스'로 일정을 짰고 그 결과 큰 실적을 거뒀다는 게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시 사업 종사자들까지도 참고 자료로 삼을 만큼, 전시회라면 알아주는 실력자가 된 금형조합이지만 눈물 겨운 노력들이 있었다.

김 이사장은 "변변한 전시 공간이 없어 여의도 허허벌판에 천막을 쳤다"고 했다. 그는 "그 나마 지방에 비하면 여의도는 준수한 편이었다"라며 "전시회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기계를 다 전시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고 덧붙였다. 하지만 더 어려웠던 점은 회원사를 전시 공간으로 나오도록 하는 일이었다.

김 이시장은 "전시회에 필요한 비용을 내야 하고 공장의 기계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면서 참여를 꺼렸다"며 "기술 수준이 낮은 우리 금형 업체들이 선진 기술과 최첨단 기계를 접하고 하루빨리 기술 발전을 이루려면 전시회만큼 좋은 공간이 없다고 설득했다"고 회고했다.

처음 망설였던 회원사들이 시간이 갈수록 참여도가 높아졌고 조합 역시 횟수를 더해가면서 전시회 운영 능력을 키워나갔다. 개별 업체들이 해외는 고사하고 내수 판로 찾기도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이를 보여 줄 기회가 없으면 소용 없는 노릇.

김부국 전무는 "품질은 뛰어나면서 가격이 낮은 한국 업체의 제품을 보고 외국 바이어들이 깜짝 놀랐죠. 더구나 납기까지 빠르니 더 없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어떤 분야보다도 기술 발전이 미래 성장 동력인 금형업체들로서는 전시회를 통해 큰 효과를 얻었다.

금형조합은 해외 전시회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해 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유럽금형전시회, 중국 상하이의 중국금형전시회, 일본 도쿄ㆍ오사카의 일본금형전시회, 미국 시카고의 NPE, 독일 뒤셀도르프 K-Show 등 해외 금형 전시회에 2,3회씩 참가하고 있다. 또 일본 금형공업회와 함께 2003년 이후 해마다 한ㆍ일 금형포럼을 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조합사들은 제품을 어떻게 팔아야 할 지 걱정할 필요 없이 기술 개발과 품질 향상에만 신경 쓰면 되도록 조합이 열심히 뒷받침하고 있다"며 "기술 인력 양성을 통해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금형산업은

_금형이란 같은 규격의 제품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만들어진 '틀'을 말한다. 완성품의 종류, 재질, 성형 방법 등에 따라 다양하게 금형 종류가 나눠진다. 우리 금형산업에는 2007년 기준 1,470개사에 약 3만3,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생산량은 세계 전체의 6.1%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2008년 5.5조원) 및 수출 규모는 일본,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1994년 이후 매년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98년부터는 대일무역수지도 흑자인 수출전략산업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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