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미 국무부 조정관이 이끄는 미국의 대북제재팀이 23일 한국에 도착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골드버그 조정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1874호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대북 제재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방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24일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오준 다자외교조정관과 각각 면담 및 업무 협의를 갖는다.
미국이 펼치는 대화와 제재 ‘투 트랙(two-track)’ 병행 전술 가운데 제재를 책임지는 골드버그 조정관은 이번 방한에 앞서 싱가포르, 태국 등도 방문했고, 한국에 이어 일본도 찾는다. 그는 또 7월 초 중국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바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그의 행보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1874호 결의안이 채택된 뒤 북한의 주요 금융 및 무역거래 창구이면서도 제재 이행이 상대적으로 소홀한 동남아 국가를 점검, 압박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동시에 대화 축을 담당하고 있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미국 조문사절단에 포함, 방한토록 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22일 위성락 본부장, 23일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만났다. 보즈워스 대표는 6자회담 틀 내에서 북미 양자대화를 할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과 북한의 비핵화 결단시 내놓을 ‘포괄적 패키지’ 방안을 놓고 한국 측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9월 중순 6자회담 재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방문할 예정이었던 보즈워스 대표가 일정을 당긴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 특사 조문단의 서울 방문에 맞춰 채찍과 당근을 모두 내놓은 셈이 됐다”고 해석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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