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1일 국회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국회 본청 앞에 도착, 민주당 박지원 의원 등의 영접을 받으며 빈소로 향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헌화와 분향을 한 뒤 애통한 표정으로 잠시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이어 도열해 있던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 삼남 홍걸 씨 등 유족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위로했다. 그 자리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 문희상 국회부의장, 무소속 정동영 의원, 권노갑 전 의원 등과도 악수했다.
이 대통령은 조문록에 '나라사랑의 그 마음 우리 모두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이명박'이라고 적은 뒤 김형오 국회의장의 안내를 받아 국회 본청 3층에 마련된 유족대기실로 이동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3층 승강기 앞에서 이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이 여사는 "문병도 와 주셨는데 조문까지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한 뒤 김 여사의 손을 잡고 유족 대기실로 안내했다. 이 대통령은 "위로 드린다. 좀 쉬셨습니까" 라고 말을 건네자, 이 여사는 "건강은 괜찮다. 불편하신데 김 여사께서 와주셨다"고 답했다. 김 여사는 최근 발목을 조금 다쳐 걸음이 불편하다.
이 대통령은 "(아내가 다친 뒤) 오늘 처음 외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곁에 있던 박지원 의원에게도 "고생이 많다"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다. 어제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영결식까지도 괜찮다고 한다"면서 "불편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을 주시면 잘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여사는 "국장으로 치르게 해주시고 감사드릴 게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은) 그만한 예우를 받을 만한 업적을 갖고 있다" 며 "그게 남은 사람의 도리"라고 답한 뒤 빈소를 떠났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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