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39) 기아차 사장이 아버지인 정몽구(71) 현대ㆍ기아차 회장으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현대차는 21일 기아차 해외영업 본부장을 맡고 있던 정 사장을 최재국 전 현대차 부회장 퇴임 이후 공석이던 현대차 기획ㆍ영업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밝혔다.(본보 5월 21일자 보도 참조) 후임 기아차 사장에는 이형근 해외영업본부 담당 부사장이 승진, 임명됐다.
신임 정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로 그 동안 기아차에서 경영 능력을 검증받아 왔다. 현대차는 인사 배경에 대해 "정 부회장은 기아차 글로벌 판매를 맡은 뒤 '디자인 경영'등을 통해 기아차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데 공을 세워 승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2005년 현대ㆍ기아차 총괄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기아차로 옮겼다. 이후 2008년 초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올해 초 기아차 등기 이사에 복귀한 후 쏘울ㆍ포르테ㆍ로체 이노베이션 등 신차 3인방을 앞세운 '디자인 경영'으로 기아차를 한 단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는 또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위기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매출 8조1,788억 원, 영업 이익 4,192억 원을 내며 각각 전년 동기 보다 3.3%, 91.5% 성장했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5월에는 은탑산업훈장까지 받으며 그의 현대차 사장 이동설이 점쳐졌다.
올 들어 행보와 활동 폭이 크게 넓어진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2월 정 회장과 함께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 현장 등을 방문했고, 6월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는 현대차그룹을 대표해 최고경영자(CEO) 만찬에 참석했다.
신임 정 부회장은 현재 기아차 지분 1.87%, 글로비스 31.9%를 보유하고 있다. 1970년에 태어난 신임 정 부회장은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샌프란스시코경영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한편 이번 인사로 현대ㆍ기아차 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 사장이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정 회장이 그의 경영 능력을 인정했다는 뜻인 만큼 머지않아 현대차그룹의 승계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그 동안 기아차 실적이 호전된 것에 대한 평가일 뿐이며 경영권 승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가능성을 부인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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