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때 쓴 국민연금 포기 각서 무효"

이혼할 때 국민연금을 나눠 받을 권리를 포기하는 각서를 써도 이는 무효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 이병로)는 홍모씨가 전 부인 김모씨를 상대로 낸 국민연금 수급권 포기 및 수급권 반환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민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한 국민연금법은 연금급여를 받을 권리(수급권)를 양도ㆍ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따라서 연금 수급권자인 배우자의 상대방이 이혼하면서 분할연금 수급권을 사전에 포기해도 이는 국민연금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라 무효"라고 밝혔다.

결혼생활 33년만인 2003년 협의 이혼한 김씨는 남편 명의 국민연금에 대해 "지분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써줬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김씨는 국민연금 분할지급을 청구했고, 국민연금공단이 이를 받아들이자 홍씨가 소송을 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