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영결식이 23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2만4,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다. 노제는 열리지 않지만 운구행렬이 동교동 자택과 서울광장을 거쳐 국립현충원으로 이동하므로 도심 곳곳에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볼 수 있다.
오후 1시30분쯤 국회 본청 앞 빈소에서 발인식이 시작된다. 이어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영결식이 진행된다. 식장에는 각계 정부초청인사 9,000명과 유가족 초청인사 1만5,000명 등 2만4,000명의 자리가 마련된다. 참석인원만으로도 사상 최대이다. 비표나 초청장이 없으면 영결식장에 입장할 수 없다.
영구차가 군악대의 조곡에 맞춰 도열병을 통과한 뒤 자리잡으면 개식선언과 함께 국민의례가 시작된다. 이어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보고, 한승수 장의위원장의 조사, 추도사, 천주교_불교_기독교_원불교 순의 종교의식이 진행된다. 또 김 전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식 선서 모습 등이 담긴 고인의 생전 영상이 방영되고, 헌화와 추모공연이 뒤따른다. 마지막으로 삼군의장대의 조총이 21발 발사되면 영결식은 끝난다.
영결식 사회는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여성 1명으로 정했다. 유족 측은 분향ㆍ헌화시 군악대, 조악대와 함께 교향악단도 요청한 상태며 추모공연은 1명의 성악가와 어린이합창단이 함께 부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오전 8시부터 국회 출입이 통제되며 임시 분향소가 국회 정문 맞은편 도로에 설치돼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영결식 장면은 공중파 TV 및 식장과 국회 정문, 서울역 등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된다.
오후 3시께 영결식이 끝나면 운구 행렬이 국회를 빠져 나와 시속 20~30㎞의 속도로 동교동 자택~시청 앞 서울광장~서울역~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한다. 경찰청이 제공한 차량 4대가 영정차 앞에 대형 태극기(가로 5.4m, 세로 3.6m)를 펼친 채 운구차를 선도한다. 유족 측은 청와대 앞도 지날 것을 요청했지만 정부측이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제는 열리지 않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영결식을 간소하게 치르자는 이희호 여사의 뜻에 따라 노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청 앞 서울광장에 몰린 인파가 많을 경우 현장에서 돌출적인 추모행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고인의 시신은 오후 6시께 현충원에 도착한다. 안장식은 유가족을 비롯한 동교동계 지인들과 장의위원회 집행위원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종교의식과 헌화 및 분향, 하관, 허토(관 주변 빈틈을 흙으로 메우는 작업)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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