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21일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경제가 침체로부터 탈출하고 있으며 회복의 문턱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진행된 연례 중앙은행 컨퍼런스 연설에서 "지난 1년 간 미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된 후 경제활동이 비로소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경제위기에 직면한 후 나온 가장 희망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해외 기관들은 한국 경제가 'V'자형에 가까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단, 급증하는 가계 부채와 금융기관 자산 건전성이 복병이 될 거란 지적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21일 국제금융센터 주최 '세계경제 현안 및 한국 신용전망' 세미나에서 내년에는 한국경제가 금융위기 이전수준을 능가하는 4%대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도 조만간 '-2.8~-2.3%'에서 '-1.5~-2.0%'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비르 고칸 S&P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는 2분기에 1분기 부진을 상쇄할 만큼 좋은 성적을 보였다"며 "내년에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4%를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우리 정부의 전망치(4% 내외)를 넘어서는 것으로 한국 경제가 'V'자형에 가까운 급속한 회복을 할 것이란 의미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ㆍ재정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라는 대규모 시장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급감한 수요를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S&P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국내 금융기관의 신용등급 전망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수년간 중소기업 여신이 급증했고, 늘어나고 있는 가계 부채도 부담이 된다는 이유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날 한국경제 현안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11년 5.2%, 2012년 5.0% 등 5%대를 기록하다 2013년 이후 4%대로 내려 갈 것으로 예측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달러 회복은 2012년(2만448달러)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태 기자
최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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