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치러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는 '국민의 정부' 시절 DJ와 인연을 맺은 해외 유력인사들이 조문사절단에 포함돼 모습을 보였다. 조문사절단을 보낸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호주,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11개국이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조문사절단은 전직 주한대사들을 포함, 10명으로 꾸려졌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미국 최초 여성 외교수장으로 2000년 10월 북한을 방문한 직후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한 인연이 있다.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는 미국 망명 기간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1980년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았을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DJ 처형 반대입장을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제임스 레이니 전 대사는 94년 1차 북핵 위기 때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성사시키는데 역할을 했다.
중국은 단장을 맡은 탕자쉬안(唐家璇) 전 국무위원 외에 현직 외교부의 한국라인으로 구성된 11명의 사절단을 보냈다. 중국이 한국의 전직 대통령 장례식에 고위급 조문단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조문사절단을 이끌고 온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은 73년 김 전 대통령이 도쿄에서 납치됐을 때 구명운동에 나서면서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이날 오전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동교동 사저로 전화를 걸어 이희호 여사에게 조의를 표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저는 늘 김 전대통령이 했던 일을 발판삼아 일했을 뿐이고 그 일을 제가 할 수 있었다는 것은 큰 영광이었다"면서 "김 전대통령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저를 지원해준 좋은 친구였다"고 회고 했다.
해외에선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들이 잇따라 현지 한국 대사관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에 참여했다. 신선호 미 뉴욕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대사는 21일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록에 "슬픔을 금할 수 없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통일위업에 바친 김대중 대통령의 공적은 민족의 마음속에 깊이 남을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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