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워다인 지음ㆍ윤길순 옮김/궁리 발행ㆍ324쪽ㆍ3만5,000원
아프리카 대륙의 사하라 사막 남쪽 지역에 서식하는 아프리카 흰개미는 버섯을 효과적으로 재배하기 위해 6m 높이의 공동주택을 짓는다. 인간으로 치자면 180층짜리 고층 건물에 해당하는 높이다. 이 속에는 통풍관과 굴뚝 등 실내 온도를 조절하기 위한 온갖 설비까지 들어차있다.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생물들> 의 저자인 동물학자 겸 칼럼니스트 마크 카워다인은 아프리카 흰개미에게 '가장 뛰어난 건축가'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 세상에서>
이 책에는 이처럼 독특한 능력을 지닌 150여 가지의 동물과 식물이 등장한다. 이름조차 낯선 생물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들이 쏟아내는 진기록은 상상을 초월한다. '가장 폭발적인 방어' 부문의 주인공 폭탄먼지벌레는 펄펄 끓는 물 만큼 뜨거운 화학물질을 분사해 포식자들의 공격을 피한다.
청산가리보다 6,000배나 치명적인 독소인 '리신'을 만드는 아주까리는 '가장 치명적인 식물'이다. 흑등고래는 '가장 열정적인 가수'로 뽑혔다. 신음 소리, 끽끽대는 소리, 휘파람 소리 등 다양한 소리로 이뤄진 흑등고래 수컷의 노래는 30분 이상 이어지며, 노래가 끝나면 또다시 같은 노래를 반복한다.
열대의 근해에 사는 가시복은 적의 공격을 받으면 몸을 원래의 세 배 크기로 부풀려 공처럼 변신한다. 풍뎅이과에 속하는 기데온장수풍뎅이는 자기 몸무게의 850배를 들어올리는 역도 챔피언이다. 가장 잠을 많이 자는 동물로 선정된 갈색목세발가락나무늘보는 하루에 20시간씩 잠을 잔다. 나머지 4시간은 조는 시간이다.
저자는 "어두운 심해와 오지 열대우림 등에는 아직 인간이 보지 못한 수많은 비밀들이 숨어있기에 언제든 기록의 주인공은 바뀔 수 있다"며 지구 생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쉬운 설명에 곁들여진 생생한 사진들은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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