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국장 6일째인 23일 엄수돼 고인의 시신이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에 안치됐다. 영결식장에서 서울시청 앞을 거쳐 서울현충원에 이르는 연도에는 수많은 시민이 나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장의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앞마당에서 부인 이희호 여사 등 유가족과 이명박 대통령 내외, 김영삼ㆍ전두환 전 대통령, 헌법기관장, 각계 대표와 시민 등 사상 최대 규모인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을 거행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전 국무장관, 탕자쉬안(唐家璇)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일본 중의원 의장, 로드 앤드루 아도니스 영국 교통부 장관 등 11개국 조문사절단도 영결식에 참석했다.
영결식은 국민의례와 묵념, 고인 약력보고에 이어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총리의 조사와 박영숙 전 평민당 부총재의 추도사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한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에 크나큰 역할을 하셨다”며 “우리는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우리 민족의 숙원과 사회의 고질적인 갈등을 풀어내는 화해와 통합의 바람이 들불처럼 번지게 하고 있는 것은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큰 선물”이라고 애도했다.
영결식은 이어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진행된 뒤 생전의 영상 상영과 헌화ㆍ분향, 추모공연에 이어 3군 의장대의 조총 발사로 마무리됐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 행렬은 여의도 민주당사와 동교동 사저에 들른 뒤 광화문세종로 사거리, 서울광장, 서울역을 거쳐 서울현충원으로 향했다. 이희호 여사는 서울광장에 모인 1만5,000명(경찰추산)의 추모 인파를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남편이 추구한 화해와 용서의 정신, 평화와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의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한다. 이것이 남편의 유지이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시신은 오후 4시50분께 264㎡(80여평) 규모로 조성된 현충원 묘역으로 옮겨져 종교의식과 헌화ㆍ분향, 하관, 허토의 순서를 거쳐 안장됐다.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국장에 이어 30년 만에 국장이 거행된 이날 전국 공공기관과 가정에는 조기가 게양됐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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