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北조문단 21일 서울에/ 金위원장 그림자·대남라인 총책…1박2일동안 조문만 할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北조문단 21일 서울에/ 金위원장 그림자·대남라인 총책…1박2일동안 조문만 할까

입력
2009.08.20 23:43
0 0

북한 특사 조문단 6명이 21일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서울을 찾으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정부는 "일단은 순수한 애도 목적으로 보고 있다.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조심스럽다"(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는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조문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과 대남 실세 등 고위급으로 구성된 점, 1박2일 동안 서울에 머무르겠다고 한 점 등은 예사롭지 않다. "자연스럽게 남북 당국간 접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조문단 단장은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다. 그는 올 들어 김정일 위원장 현지지도 수행을 가장 많이 했으며, 북한 최고 실세 중 한 사람이다. 2005년 8ㆍ15 대축전 때도 북측대표단 단장으로 방한해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찾아 DJ 병문안도 했었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김 비서를 보내는 것은 DJ 측에 최고의 예우를 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가장 눈 여겨 볼 사람은 대남 라인 총책인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조선아태평화위 위원장이다. 그는 얼마 전 북한을 방문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5개항 합의'를 실무적으로 조율한 주역이다. 그는 합의에 담긴 김정일 위원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사다. 때문에 "북한이 5개항 합의에 대한 당국간의 후속 협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일부에서 나왔다.

조문단엔 대남 분야 베테랑인 원동연 아태평화위 실장과 과거 남북 실무 접촉에 관여한 경험이 있는 맹경일, 리현 아태위 참사 등도 포함됐다. 북한대학원대학 양무진 교수는 20일 "북한은 새로운 대남 라인을 남한에 선보이려는 것"이라며 "어느 정도 대화 의지가 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DJ 조문단에 DJ와 인연이 있는 인사나 대남 업무 담당자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정부 당국자)는 신중한 시각도 있다.

북한이 통보해 온 조문단의 일정은 '21일 오후 3시10분 김포공항 도착_22일 오후 2시 김포공항 출발'이다. 남한 체류 시간이 22시간 50분이나 된다는 얘기다. 남북 당국간 접촉이 성사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북측 조문단이 24시간 가까이 한국에 머물면서 우리 정부 관계자와 자연스럽게 접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아직은 북한으로부터 어떤 메시지도 전달 받지 못했다"며 "조문단이 오면 상황을 봐가며 자연스럽게 대화의 계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단이 전격적으로 당국간 접촉을 제의하고 정부가 이를 수용, 공식 대화로 이어지는 것은 최상의 시나리오다. 또 과거 수 차례의 관례대로 숙소 등에서 당국 간의 비공식 대화가 있을 수도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변수는 '조문단이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어떤 지침을 받고 올 것이냐'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