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가 준 돈 일부만 대가성 없다?

검찰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김종로 부산고검 검사에게 준 금품 중 일부를 기소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검찰은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은 돈"이라고 해명했으나 변호인측은 검찰 수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홍승면) 심리로 열린 김 검사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 김 검사의 변호인은 "검찰은 박 전 회장이 김 검사에게 공소 사실 외에 5,000달러를 추가로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공소 사실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이런 정황으로 미뤄 공소 사실에 포함된 1만달러 역시 대가성이 없는 돈이며 검찰의 기소는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추가 5,000달러에 대해서도 수사했지만 대가성을 발견하지 못해 공소 사실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검사는 2005년과 2007년 박 전 회장으로부터 사건 무마 등 청탁과 함께 5,000달러씩 모두 1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 전 회장은 5,000달러 추가 전달 사실을 시인했지만 김 검사 변호인이 제공 목적과 정황 등을 묻자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김 검사는 박 전 회장이 자신을 '사랑하는 고향 후배'라고 지칭하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