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재벌가 조망권 다툼 2R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19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짓고 있는 주택의 건축 허가를 취소해달라"며 용산구청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이중근 회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맞은편에 이명희 회장과 외동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가 주택을 신축하면서 조망권을 침해했다며 지난달 법원에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부영 관계자는 "이명희 회장 측이 지표 높이를 실제보다 올려 산정해 실질적으로 이 지역에 허용된 주택 최고 높이인 8m를 훨씬 넘는 10.1m짜리 주택을 짓고 있다"며 "지표를 50㎝ 이상 돋울 땐 당국 허가를 받도록 한 국토계획법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부영 측은 용산구청에 대해서도 "설계 서류의 진위와 법적 문제를 검토하지 않고 허가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높이 제한치인 8m 이하로 설계하는 등 법적 기준을 맞췄으며 적법한 허가를 받고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건축 허가를 내줄 때 구청이 측량을 통해 지표 높이의 정확성을 따질 의무는 없다"며 법적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