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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로호 발사 중지, 낙담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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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로호 발사 중지, 낙담할 일 아니다

입력
2009.08.2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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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5시로 예정됐던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발사가 7분56초를 앞두고 중지됐다. 나로 우주센터는 발사 15분 전부터 작동하는 자동발사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로 인해 발사가 자동 중지됐다고 밝혔다.

나로호가 발사대를 떠나 힘차게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장관을 기대했던 국민에게는 섭섭한 일이지만, 무리한 발사 강행으로 폭발 등 심각한 실패를 불렀을 경우에 비하면 오히려 다행이다. 앞으로 발사 중지를 부른 기술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원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얻게 될 노하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위안이 될 만하다.

나로 우주센터에 따르면 기술적 문제를 특정하는 데는 제법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자동발사시스템에 저장된 기초자료를 토대로 정밀한 분석작업이 필요하다. 엔진연소계통을 비롯한 우주발사체의 문제, 통제 컴퓨터와 발사체 사이의 소통 문제, 통제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루빨리 문제를 밝혀 다음에는 반드시 성공적인 발사를 기약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여섯 차례나 연기된 끝에 겨우 날짜를 잡았고, 기상 조건 등 외부 요인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의 기술적 문제가 간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자체 기지에서 발사체를 쏘아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우주클럽'의 회원국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도 새삼스럽다.

어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10년 후 나로2호(KSLV-Ⅱ)에 쓰일 액체연료 로켓 등 핵심기술의 독자개발 방침을 확인하고, 관련 예산도 늘리기로 했다. 외국의 신형 로켓과 국내의 고체연료 로켓, 인공위성, 통제 소프트웨어의 결합이 빚은 '부정합'이 발사 중지의 한 원인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독자기술의 필요성은 한결 커졌다. 이번 발사 중지가 전화위복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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