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19일 임시 빈소가 마련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은 정치인들과 외교사절, 종교계, 재계 인사 등 각계각층의 조문행렬이 이어지며 하루 종일 붐볐다. 이날 오전 탈진해 링거주사를 맞고 휴식을 취한 이희호 여사를 제외하고, 차남 홍업씨를 비롯한 유족들은 동교동계 인사들과 함께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들을 직접 맞았다.
14일 김 전 대통령을 문병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께 굳은 표정으로 빈소를 찾아 차남 홍업씨의 손을 잡고 "사람 일이 다 그런 것 아니겠느냐. 고생 많으셨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오전 10시30분께 한나라당 지도부와 함께 빈소를 찾은 박희태 대표는 "큰 정치 거목이 우리 곁을 떠났다"며 애석해 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국무위원들과 빈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은 민족화해의 큰 족적을 남긴 위대한 지도자였다"며 "장의에 한치 소홀함이 없도록 최고 예우를 갖춰 장의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조문 여부를 묻자 "빈소가 정리되면 빠른 시간 내 수석들과 같이 오셔 조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동ㆍ이수성ㆍ이홍구 전 총리와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 이만섭 전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등 전·현직 정부관료들도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시게이에 토시노리 일본 대사를 비롯한 중국, 프랑스, 노르웨이 등 각국 외교사절도 빈소를 찾아 추모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풍산그룹 유진 회장을 통해 애도를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 부자는 이 여사에게 2~3일 내 직접 위로의 편지를 보내겠다고 알려왔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마틴 유드 영국 대사를 통해 이 여사에게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종교계 인사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은 "민주주의의 상징적인 분이었다"며 "남은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국가 사회를 위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봉사하는 것이 그 분에 대한 보은"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추기경도 "김 전 대통령은 당신을 괴롭히고 핍박한 사람들을 모두 용서하신, 신앙의 진수를 보여주신 분이었다"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등 재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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