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_Ⅰ)의 발사가 카운트다운 중 중지된 것을 두고 교육과학기술부는 브리핑에서 "발사 연기는 발사체 밸브들을 작동시키는 고압탱크의 압력 저하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발사 중지 원인을 분석해 20일 오전 10시30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밸브 작동용 고압헬륨이 부족했다면 별 문제가 아니지만 기계 고장이라면 수선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과학기술원 탁민제 교수는 "브리핑 내용만 들어 보면 산화제와 연료를 탱크에 주입하기 전 고압 헬륨을 먼저 넣어 밸브를 구동하는데 그 고압헬륨을 뿜어 내는 탱크의 압력이 떨어져 밸브 작동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탁 교수는 "발사체에서 뿜어 나오던 수증기가 발사 7분 정도 남았을 때부터 안 나오는 것을 보고 너무 일찍 밸브가 닫힌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만일 헬륨 공급이 충분치 않아서 생긴 간단한 문제라면 조만간 발사가 가능하겠지만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하드웨어적 문제라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발사체의 발사 직전 연기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학부 장영근 교수는 "문제가 발생하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발사 과정을 중지시킨다"며 "예를 들어 발사 전 압력 등 감지장치의 데이터가 정상적 수치에서 벗어나게 되면 프로그램이 발사 중지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이어 "우주발사 연기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으로 조그만 문제 하나가 발견돼 연기되는 게 허다하다"며 "이번처럼 발사 카운트다운에 들어가 중지하는 적도 많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상목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아리안5호와 엔데버호의 발사에서도 각 3차례, 6차례 발사가 연기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나로호는 문제점 진단이나 재발사의 판단 여부까지 오로지 러시아 기술진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나로호의 핵심 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 1단 로켓도 러시아와의 공동 개발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은 사실상 참여가 어려웠고 더욱이 한러 우주기술보호협정 등으로 액체연료엔진 로켓의 기술이전도 힘들었다.
그런데 이 같이 러시아에 의존하는 한 이런 사태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 덕분에 벌써 7번째 연기했는데 향후 일정까지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발사 연기는 발사체 독자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이제 1단 로켓까지 자력으로 개발할 수 있는 항공우주기술 자립에 초점을 맞춰 우주개발 진흥기본 계획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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