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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李여사, 조문 온 권양숙 여사 껴안고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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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李여사, 조문 온 권양숙 여사 껴안고 오열

입력
2009.08.1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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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살아 계셨더라면…."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임시 빈소가 마련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안타까운 탄식이 이어졌다. 유족측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던 각계 인사들의 조문을 받았고, 시민들의 조문도 밤새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을 임종한 뒤 20층 VIP병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던 이희호 여사는 오후 5시25분께 지하 2층에 마련된 빈소로 내려왔다. 이 여사는 남편의 영정 앞에서 분향하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이어 홍일, 홍업, 홍걸씨 등 세 아들 내외 등 가족들이 분향했고, 권노갑 한광옥 한화갑 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분향을 마친 뒤 공식 조문을 받았다.

오후 6시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빈소에 들렀다. 반 총장은 "인권과 남북관계 개선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이를 통해 노벨평화상까지 받으셨다. 김 전 대통령은 전 세계에 길이 남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지난 40여년 동안 김 전 대통령의 경쟁자였으나 최근 극적 화해를 선언한 김영삼 전 대통령과 1997년 대선에서 고인과 경쟁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등이 빈소를 찾았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우리 당에는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 '어려울 때 국민을 믿고 헤쳐나가라'는 말씀을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한명숙 전 총리도 "의지가 강해 일어나실 거라 믿었는데 이렇게 가셔서 애통하다"고 아쉬워했다.

오후 9시께는 김해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씨, 문재인 변호사 등이 빈소에 도착했다. 권 여사가 분향을 마치자, 그동안 의연함을 잃지 않던 이 여사는 권 여사를 부둥켜 안고 오열했다. 권 여사는 "김 전 대통령께서 계실 때 찾아 뵙고 말씀 드려야 했는데 경황이 없어 찾아 뵙질 못했다"며 "강해지셔야 한다"고 이 여사를 위로했다. 이 여사도 "멀리서 오신 것을 아신다면 (김 전 대통령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실 것이다"고 화답하며 두 손을 꼭 잡았다.

시민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한 조문객은 "어릴 적 동교동에 살아서 서거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다"고 했고, "김 전 대통령이 이루고자 한 남북관계가 이어지길 빈다"는 등의 추모사가 쏟아졌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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