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면 대리와 후광리 주민들은 갑작스럽게 전해진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맑은 하늘에 무슨 날벼락이냐"며 슬픔을 주체하지 못했다. 동네 주민들은 "마을의 최고 어른이 돌아가셨다"며 일손을 놓고 마을회관 등에 모여들었고, 고기잡이를 나간 청년들도 뱃머리를 돌려 마을로 돌아왔다.
일가친척 20여명도 마을회관으로 모였다. 외사촌 동생뻘인 소대례(74)씨는 "하의도의 자존심이자 자랑인 김 전 대통령이 이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흐느꼈다.
하의도 주민들은 이날 오후 6시 하의도 대리 마을회관에서 모여 분향소 설치 등을 놓고 대책회의를 가졌다. 신안군은 밤 10시께 하의면사무소와 생가 등 두 곳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날 하의면과 자매결연을 맺기 위해 섬을 방문한 인천 남동구 남촌도림동 주민 23명은 생가를 방문해 슬픔을 표했다. 생가를 방문한 주부 최문숙(충남 보령시)씨는 "위독하시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생가를 방문한 날 떠나실 줄 몰랐다"며 울먹였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광주도 깊은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시민들은 하나 같이 "끝내 인동초(忍冬草)가 스러졌다"며 침통해 했고, 분향소가 마련된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직장 동료들과 분향소를 찾은 조정운(49)씨는 "나라의 큰 어른이자 호남의 든든한 버팀목이셨던 분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가슴이 먹먹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고교 교사 김모(52)씨는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연꽃모양의 하의도를 연상하며 "연화는 수중에 서 있지만 물에 잠기지 않고,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오니에 물들지 않는다"며 "그는 그런 분이셨다"고 울먹였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신안=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