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전해진 18일 종교ㆍ문화ㆍ학계의 깊은 애도가 이어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 추기경은 "수십 년 간의 역경 속에서도 상대를 용서하고 사랑으로 감싸 안았다"며 고인의 큰 뜻을 기렸고,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우리 사회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의 상징적 존재였다"며 영가의 영면을 기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권오성 총무는 "인권과 평화를 우리 사회의 기본 가치로 확립한 정치인"이었다며 애도했다.
소설가 황석영씨는 "1970~8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함께하고 지도를 해주셨던 존경하는 선배님이라 감회가 남다르다"며 "해방 이후 지금까지 그렇게 경륜이 깊고 넓으며 글로벌한 지도자가 없었는데, 한 시대가 저물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인 김용택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대중 대통령도 돌아가시니 비통하고 정신이 텅 빈 것 같이 아득하다"며 "그분이 평생을 통해 노력했던 통일, 민주주의, 자유, 박애 정신의 계승은 이제 남은 국민들의 몫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영화감독 임권택씨는 "대통령이 되시기 전 영국에 계실 때 <서편제> 를 비디오로 보시고, 한국에 돌아와 다시 극장에서 영화를 보셨다"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한'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씨는 " <서편제> 를 통해 만나뵌 인연으로 30~40년을 지켜온 철칙을 깨고 제 결혼식 주례까지 서주셨다. 서편제> 서편제>
이후 여러 사람으로부터 주례를 부탁받자 '오정해양 때문에 곤란해졌다'고 말하며 웃으시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안성기씨는 "진심으로 예술인들을 좋아해주신 분"이라며 "한국영화가 부흥할 수 있게 도와주셨고 영화인들에게 깊은 관심을 표하셨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은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고 인권 수준을 높였으며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약자를 배려하는 장치를 만드는 등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며 "그를 잃은 것은 국가적으로 굉장한 손실"이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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