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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포트] 도쿄 안테나숍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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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포트] 도쿄 안테나숍 '불티'

입력
2009.08.1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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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3시 도쿄(東京) 부도심 번화가 신주쿠(新宿).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신주쿠역 근처에 마련된 미야자키(宮崎)현의 물산센터 '신주쿠미야자키관'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매달 물건을 사가는 고객이 3만5,000명 정도입니다. 미야자키현 지사의 적극적인 향토물산 홍보 덕분에 2년 전부터 매출이 5억~6억엔으로 2배 늘었습니다." 올해로 개점 12년째인 신주쿠미야자키관 이토 요시노리(伊藤義夫ㆍ63) 관장은 특히 미야자키 명물인 '숯불닭고기'와 고구마로 만든 '이모(芋)소주'의 인기가 최고라고 말했다.

도쿄 도심이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의 '안테나숍' 경쟁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보통 시장의 반응을 보기 위해 시험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안테나숍'이지만 지자체들이 도쿄에 세운 물산센터는 시험 차원을 넘어 꽤나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자체들은 백화점 물산전 같은 특별행사가 아니면 만나기 힘든 토산품을 상시 판매하면서 지역 관광 홍보 효과까지 노릴 수 있기에 앞다퉈 도쿄 중심가에 물산센터를 열고 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국산 농산물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배경이다.

안테나숍이 가장 많이 몰린 지역은 도쿄를 대표하는 번화가 긴자(銀座). 도쿄 내에 있는 30개 남짓 지역물산센터 중 17개가 긴자 일대에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관광지인 홋카이도(北海道)와 오키나와(沖繩)는 일찌감치 터를 잡고 한해 8억~9억엔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군마(群馬), 돗토리(鳥取)가 새로 점포를 열었다.

야마가타(山形)는 도쿄의 다른 지역에서 10년 동안 안테나숍을 운영해오다 지난해 높은 임대료를 감수하면서까지 쇼핑 유동인구가 많은 긴자로 점포를 이전했다. 아직 도쿄에 상륙하지 않은 사이타마(埼玉)나 기후(岐阜), 오카야마(岡山), 나가사키(長崎)현 등도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 물산센터는 대부분 각 지자체가 지역물산협회 등에 위탁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지자체는 점포 임대료와 위탁료를 지불하고 적자가 날 경우 차액까지 보전해준다. 지역 홍보를 노려 워낙 요지에 자리를 잡다 보니 임대료 때문에 흑자 내기가 쉽지 않지만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은 인기있는 흑자 점포다. 지역농수산물이나 가공식품ㆍ주류 판매소, 지역 명물 음식을 메뉴로 내놓는 레스토랑, 관광 안내코너 등이 일반적인 구색이다.

안테나숍은 이익을 남기는 게 전부가 아니다. 어떤 게 도쿄에서 잘 팔리고, 이유는 뭔가 하는 정보 제공 역할도 중요하다. 지역에서도 큰 업체나 농장과는 달리 나머지 90%의 영세업체ㆍ농가들은 그런 정보에 목이 마르기 마련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런 물산센터에서 팔릴만한 토산품의 '사냥'에 나서기도 한다. 유통업체에서 근무하다 2년 전부터 미야자키관 운영을 맡고 있는 이토 관장은 "백화점이나 식품 도ㆍ소매상의 상담이 한 달에 5, 6건 정도"라며 "지자체는 물산센터가 갖는 정보 발신 기지로서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글ㆍ사진 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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